Category: 대포폰 구매

박근혜 정부의 못 말리는 ‘대포폰’ 사랑

‘대포와의 전쟁’ 선언해 놓고…청와대 윗분들은 애용한 ‘범죄의 온상’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이들 부역자들의 수많은 크고 작은 비리들이 부각되는 가운데, 이들 범죄 행각에 ‘대포폰’이 주요 물증으로 떠오르고 있다. 등록자 명의와 실제 사용자가 다르게 만들어진 핸드폰으로, 대체로 은밀한 범죄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지게 된다. 이같은 대포폰은 조폭이나 마약사범부터 청와대 실세들 까지 위아래 없이 사용되면서 수많은 불법행위에 동원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대포와의 전쟁’까지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버젓이 사용해온 정황이 드러나 국민들의 분노는 커져가고 있다.

 

대포폰 사용 권장한 최순실 일당…대통령도 이용 의혹
지난 2014년 대포폰 ‘거악’으로 지정했던 박근혜 정부
범죄의 온상…매년 수만 건 적발되나 브로커들은 활개
일선 단속 공무원 한탄…‘청와대도 선의의 대포폰’인가?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연루자들은 거의 대부분 대포폰을 사용했다.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아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물론이고 비선실세 최순실 씨도 대포폰을 유난히 애용해온 것이다.
심지어는 박근혜 대통령도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불법모금과 관련된 내용 등을 대포폰으로 보고 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대포와의 전쟁’을 선언했을 만큼 대포폰을 ‘거악’으로 규정한 바 있어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대포폰 애용한 靑

검찰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4대를 자택에서 압수했다. 이 가운데 2대는 개인 업무용 휴대전화이고 나머지 2대는 대포폰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 전 비서관 대포폰 2대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 2명과 통화한 녹음 파일이 나왔다.
검찰은 “이 녹음파일에는 최 씨의 국정 개입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지만, 검찰 수사행태를 보면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검찰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도 업무폰과 대포폰 5~6대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언론들의 취재결과 국정농단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 역시 여러 대의 대포폰을 사용했다. 특히 최 씨의 주변 인물들은 “최 씨가 돌려가며 쓴 대포폰은 4대이며, 그 중에는 박대통령과 핫라인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 모두 대포폰을 사용한 것은 자신들의 활동이 나중에 문제가 됐을 경우 증거를 숨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종범 전 수석은 검찰 출석을 앞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대포폰’을 이용해 회유하려던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정 전 사무총장의 부인에게 “사모님, 저는 경찰도 검찰 쪽도 기자도 아닙니다. 제가 정 총장님 도와드릴 수 있으니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고발뉴스>에 따르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 씨가 자신의 회사 직원들 명의로 5~6대의 핸드폰을 개통시켜 이른바 ‘대포폰’으로 사용해왔으며 같은 핸드폰 대리점에서 최순실도 여러대의 대포폰을 개통시켜 자신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나눠주고 반드시 대포폰으로만 통화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장시호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A씨는 <고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장시호씨나 최순실씨 등은 자신들이 벌이는 일들이 나중에 문제가 될 거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으며 그래서 평소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장시호 씨의 또 다른 지인 B씨는 “최순실씨는 독일로, 장시호씨는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며 “장시호씨는 ‘크게 한 몫 챙겨 이 나라를 곧 떠날 것’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시호 씨 측근들은 “장시호가 성격이 급해 맘에 안 들면 사람들 앞에서 직원들의 따귀를 때리기도 했으며, 최순실 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직원들에게 입조심 할 것을 요구하며 비밀 발설시 폭력배들을 동원해 보복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며 몸서리치기도 했다.
장시호씨 측근들이, 최순실씨 일가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대포폰을 구입해 돌려썼다고 지목한 서울 삼성동 박근혜 대통령 사저 인근에 있는 휴대폰 대리점 점주는 <고발뉴스>와의 취재에서 “오랜 단골인 최순실씨 일행이 직원 등의 명의로 여러 대의 휴대폰을 수차례 개통해간 사실은 있지만 그걸 어디에 이용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냐”며 대포폰 개설 사실을 시인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고발뉴스>의 제보 내용에 대해 휴대폰 대리점 점주는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매장을 직접 방문한 적은 없어서 모르겠다”면서도 “최순실씨가 남의 명의로 된 핸드폰을 이용했다면 대통령도 같은 걸로 받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결국 박근혜 정부에서는 핵심참모들은 물론이거니와 최순실 사단,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본인마저 대포폰을 이용해온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포와의 전쟁선언?
이처럼 정보기관 관계자, 권력비리 연루자, 고위층 인사 등이 대포폰을 이용했다는 의혹은 심심찮게 제공된다. 실제로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의 직원들이 검찰 조사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업무를 위해 대포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당시 야권은 대포폰 이용해 민간인 사찰을 감행했던 청와대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지만, 검찰이나 수사기관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때 중수부장을 맡아 사실상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은 현재 우병우를 대신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고 있다.
대포폰을 대통령마저 직접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근혜 정부는 대포폰, 대포차, 대포통장, 대포회사 등 이른바 ‘대포와의 전쟁’을 벌인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년 2월 검찰,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까지 동원해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대포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대포폰에 대해 강도높게 단속한다는 이유는 서민생활을 위협한다는 명분이었다. 당시 경검 합동수사본부는 “대포폰·대포차 등 불법 차명물건 범죄가 서민생활의 안정을 해치고 사회 불안을 조성하고 큰 해악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비서실세, 문고리권력, 수석들은 경·검의 대포폰과의 전쟁을 비웃듯이 마구 대포폰을 개통시켰다. 법 위에 군림하고 국민을 속인 것이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직원들에게는 공식 업무폰과 도청방지폰 등을 지급한다”면서 “청와대 핵심 인사라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고 대포폰을 이렇게 여러 대 사용한 것을 보면 현 정부의 도덕성이 얼마나 땅에 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에게는 ‘대포폰’을 전쟁을 벌여야 할 ‘거악’으로 선포하고 정작 자신들은 맘껏 ‘대포폰’을 사용한 정권 실세들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범죄의 온상
이처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포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정보기관과 고위층 인사들 상당수가 대포폰을 애용한다는 게 통신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이번 의혹의 관련해 대통령 마저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은 한층 커지는 상황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대포폰은 등록자 명의와 실제 사용자가 전혀 다른 휴대전화를 가리킨다. 노숙자 등의 명의를 빌리거나 도용·위조한 명의를 써서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 추적하기 어렵다. 아는 친구나 친척의 명의로 개설될 때도 있다.
노숙자 등 신원 불상 인물의 명의로 개설될 경우만 ‘대포폰’이라고 부르고 타인 명의를 빌린 경우는 ‘차명폰’이라는 ‘완곡어법’을 쓰는 경우도 있으나, 법적으로는 전혀 구분이 없고 실제로도 구분이 무의미하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은 떳떳하지 않은 일 때문에 통화내역을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게 대포폰, 대포통장, 대포차라며 조폭이나 마약사범들이 신분을 감추려고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대포폰을 개설·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입·이용도 범죄행위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타인 사용의 제한)와 제97조(벌칙)는 대포폰을 개설·판매하는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32조의4(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이용 방지 등)와 제95조의2(벌칙)은 대포폰을 구입하거나 빌리거나 이용하는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포폰을 개설하려면 대개 명의자가 명목상 주인인 ‘대포통장’이 함께 필요하다. 이용 요금을 내야 휴대전화 회선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대포폰·대포통장 모집책이 신원을 ‘빌려주는 노숙자’ 등에게 대가로 건당 10만 원 내외의 푼돈을 쥐어 준 후 신분증과 막도장을 가지고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것이 통상 수법이다.
대포폰을 실제로 쓰려는 사용자는 모집책에게 수십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물건을 넘겨받는다. 직접 만나서 주고받는 경우도 있기는 하나, 신원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택배나 퀵서비스로 현금과 대포폰을 전달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수백·수천 개씩 한꺼번에 대포폰을 만드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대포폰 판매 수익뿐만 아니라 개통 수당까지 챙기니 ‘꿩 먹고 알 먹고’다.
실제로 2015년 4월부터 지난 2016년 7월까지 개통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대포폰만 2만8186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집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1만8241건(64.7%), KT는 7124건(25.2%), LG유플러스는 2821건(10%)의 대포폰 부정가입 적발 건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휴대폰 개통 시 행정전산망을 이용해 신분증의 위 ·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이후로 무려 2만 건이 넘는 위·변조 신분증을 이용한 개통 시도가 있었던 것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성명 등 단순 정보 입력 오류는 제외한 수치이기 때문에 대부분 고의적인 부정가입 시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로 사망자나 분실 신분증, 휴·폐업한 법인 서류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주로 분실 및 도난 신고된 휴대폰이 대포폰으로 활용된다.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분실·도난 신고된 휴대폰은 15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평균 273만 건이 분실되거나 도난당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에 330만 대를 기점으로 매년 분실 ·도난 신고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8월까지 123만대가 분실·도난 신고로 접수됐다.

 

고가 휴대폰 위주로 시장이 개편되면서 소비자들이 분실이나 도난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실·도난 신고가 접수된 휴대폰 정보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단말기자급제’ 홈페이지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이에대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매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통신이용자 보호 제도를 강화하고 있지만 다양한 서비스가 쏟아지면서 이용자보호 업무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며 “법이 실생활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적이 까다로운 대포폰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활개치는 브로커
이같이 범죄에 이용되는 대포폰은 사용자도 문제지만, 이를 쉽게 개통해 주는 통신사 대리점 점주들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개인정보를 도용해 이른바 대포폰을 만들어 유통하고 개통 수수료를 편취한 통신사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한 것이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복제해 해외로 불법 판매하는 등 온갖 범죄를 저질러온 것으로 밝혀졌다. 통신사 직원들이 직접 대포폰을 양산한 것이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대포폰을 만들어 유통하고 단말기를 복제해 해외에 불법 판매하는 등의 혐의(사기 등)로 통신사 대리점주 이모(38)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공범 최모(39) 씨 등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11월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일당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휴대전화 통신료 연체자들을 상대로 불법 대출을 알선했다. 이들은 휴대전화 1대를 개통하면 최대 50만원까지 지급하겠다며 신용불량자들에게 휴대전화 개통을 요구했다.
이들은 불법 개통한 휴대전화를 특수 프로그램을 이용해 중고 휴대전화에 복제했다. 복제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들은 본사로부터 개통수수료를 챙겼다. 복제하고 남은 새 휴대전화는 해외로 팔기도 했다.
휴대전화 복제로 6억7000여 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지만, 이 씨 일당의 범죄는 계속됐다. 이들은 2013년부터 전문업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사들여 대포폰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른바 가개통 방식으로 가입신청서 없이 휴대전화 3만1000여 대를 불법 개통한 일당은 보이스피싱 조직 등 범죄단체에 대포폰을 팔아 7억여 원을 챙겼다.
조사 결과 이들은 출국 외국인이나, 사망자, 불법체류자 등의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휴대전화 복제를 할 수 있도록 도운 전문 복제업자 유모(48) 씨와 김모(36) 씨도 함께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이 최근까지 개통한 휴대전화 회선을 조회해 모두 사용정지 조치를 내렸다”며 “별정 통신사를 이용한 동종 범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선의의 피해자 문제
한편, 정부는 오는 11월 중순까지 20만개에 이르는 ‘대포폰’을 일제 정리한다. 오는 11월 중순까지 안내 기간을 부여한 후 직권 해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조치도 마련했다. ‘세월호 참사’ 등 재난 피해자는 유족이 회선유지를 원하면 수신은 가능하도록 했다. 폐업 법인은 ‘폐업사실증명서’를 제출하면 명의 이전을 통해 휴대폰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도 ‘체류기간 연장허가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휴대폰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중국과 옛 소련 동포를 위한 방문취업비자(H-2) 소유자는 체류기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일시적 체류 연장이 가능하다는 만큼, 당분간 정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같은 ‘선의의 이용자’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선의의 피해자를 막는 대책을 좀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라며 “재난 참사 피해자 유족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망한 가족의 휴대폰 회선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강력히 단속하라던 청와대에서 마구잡이로 대포폰을 사용하는 것을 보니, 이러려고 대포폰 단속했나 자괴감 들고 괴롭다”고 말했다.

대포폰 1천대 유통 조직 적발…중국·베트남까지 판매

대포폰 제작해 국내외 유통한 조직 적발

대포폰 제작해 국내외 유통한 조직 적발(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서울 양천경찰서는 대포폰을 불법으로 만들어 유통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총책 신모(43)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판매책 최모(33)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대포폰. 2015.8.27 [email protected]
철저하게 구매자 신분 보호…고장 난 대포폰 AS까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이른바 ‘대포폰’을 대량으로 만들어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까지 유통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대포폰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총책 신모(43)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판매책 최모(33)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2월 부천시 원미구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대포폰 1천여 대를 만들어 한대당 15만∼30만원에 팔아 9천4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동네 선후배 관계인 이들은 도용된 명의로 별정통신사에서 개통된 선불 유심(USIM) 칩을 장물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대포폰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에 ’24시간 상담, 신분 노출하고 싶지 않은 분들, 야간업소 관계자’ 등 문구가 담긴 광고를 게시해 구매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구매자의 신분 노출을 막으려 특히 신경을 썼다.

주문을 받으면 퀵서비스를 통해 대포폰을 전달했고, 구매대금은 퀵서비스 기사 등 다른 사람 명의 계좌로 입금받아 거래 흔적을 지우려 했다.

일반적인 지로나 계좌이체로 대포폰 요금을 내면 추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자들이 연락해 오면 돈을 받고 대신 선불 유심칩을 충전해주는 방식으로 영업하기도 했다.

여기에 사후 수리서비스(AS)까지 해주려고 조직원 가운데 한 사람은 일주일간 휴대전화 수리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영어 광고를 인터넷에 올려 중국과 캄보디아, 스리랑카, 베트남 등 해외에도 대포폰 300여대를 국제 소포를 이용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 판매된 대포폰은 외국인 사용자가 국제전화 로밍을 한 상태로 쓰거나 해외 범죄조직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조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사무실에서 스마트폰 600여대와 유심칩 370여개를 압수했다.

또 대포폰을 구매한 170여명과 유심칩을 개통해 준 별정통신사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4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대포폰 사용자도 형사처벌을 받게 되니 대포폰을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