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속여 대포폰 만든 뒤 해외유통

 

청원경찰서는 지난 1일 타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한 뒤 중국 홍콩 등 해외에 일명 대포폰으로 유통한 송 모(28•남)씨등 4명을 붙잡아 사기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2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처리했다.

피의자들은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총책인 손 모(43•남)씨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조직원인 이 모(23•남)씨와 김 모(33•남)씨는 손 씨의 지시를 받고 휴대폰 개통점을 통해 개통했다. 이들은 또 통신사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중국에서 들여온 조작프로그램(일명 프락치)을 사용해 유심을 조작, 통화실적을 올리는 행동책 역할을 했다.

송 씨는 지난 1월 청주 소재 대학에 다니는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대학생 A(23)씨에게 “휴대폰 2대를 개통해주면 55만원을 주겠다. 3개월 후에 책임지고 위약금과 할부금을 해결해주겠다”고 속여 A씨로부터 신분증 사본을 건네받은 후 총책인 손 씨에게 넘겨 휴대폰을 개통했다. 이후 이를 되팔아 82만원 가량을 나눠 가지는 등 모두 100명으로부터 252대의 휴대폰을 개통해 되파는 수법으로 2억 5000여만원을 불법으로 편취했다.

송 씨는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지인을 통해 명의자를 모집해 범행을 저질렀다. 송 씨 일당에게 피해를 본 대학생 중 상당수는 청주대•충북대•서원대 등 도내 대학 재학생인 것으로 밝혔졌다.

청원서는 첩보를 듣고 피해자들이 운영하는 ‘단체 카톡방’을 이용해 수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1주일 만에 송 씨 집 주변에서 송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송 씨를 추궁해 총책인 손 씨가 운영하는 휴대폰 개통 사무실을 파악하고 일당을 검거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대학생으로, 경찰은 여름방학 중이라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피의자들로부터 신분증을 넘겨받아 개통해준 휴대폰 개통점에 대해서도 공범 여부를 조사해 추가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은 검거된 일당을 상대로 여죄를 캐는 한편 중국과 홍콩으로 휴대전화를 유통한 공범들의 뒤를 쫓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휴대전화 명의도용 해마다 증가
통신사 몰랐나? 명의도용 피해 18%만 인정

미래창조과학부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실에 제출한 ‘휴대전화 명의도용 현황’을 보면 2016년 5월까지 신고•접수된 명의도용 건수가 6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5월까지의 결과임을 고려했을 때 피해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실제로 명의를 도용당한 것인지 금전적 이득을 노리고 대여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주에서도 지난 7월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몰래 휴대폰을 개통해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당경찰서에 따르면 휴대폰판매업자 A(52)씨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지인과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24명의 명의를 훔쳐 휴대폰 34대를 개통해 수천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그는 이렇게 개통한 휴대폰을 장물아비에게 40만~60만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피해를 본 B(52)씨는 A씨와 초등학교 동창이다. 휴대폰 판매장을 운영했던 A씨는 지난해 7월 B씨와 돌아가신 B씨 아버지의 명의를 도용해 휴대폰 4대를 몰래 개통했다. 이로 인해 B씨는 채권추심업체로부터 채권추심전화를 받고 있다. B씨는 “나도 모르게 개통된 휴대폰의 미납 요금과 기기값을 내라고 하루에도 몇통씩 독촉전화가 온다”고 호소했다. 해당 통신사가 미납 요금과 기계값을 채권추심업체에 넘긴 것이다.

B씨를 포함한 피해자들은 본인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휴대폰을 개통해준 통신사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통신사는 명의도용이 아닌 대여라고 판단해 채권확보에 나선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해당 부서가 채권추심업체와 함께 확인한 결과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피의자 A씨의 부탁을 받고 신분증을 빌려줬다는 진술이 있어 명의대여로 판단한 것”이라며 “재판 결과가 명의도용으로 밝혀진다면 피해액을 모두 보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명의도용에 따른 대처법
명의도용방지서비스 활용해 원천 차단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휴대전화 명의도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3사의 휴대전화 명의도용 건수는 2만 1031건, 피해액은 123억 4400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매년 증가하는 휴대전화 명의도용 피해를 예방할 방법을 소개한다.

①통신사 신규 가입자일 경우에는 가입신청서에 대리인 개통과 다회선 개통, 온라인 개통 등의 허용여부를 반드시 설정해야 한다.

②기존 가입자 경우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마다 본인 명의의 모든 휴대전화로 문자가 발송되는 ‘명의도용방지서비스’를 통해 차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 서비스는 홈페이지(www.msafer.or.kr)나 통신사 지점에서 추가 개통 차단을 설정하면 된다.

③일정 부분의 돈을 받고 타인에게 본인명의 휴대폰을 개통해줄 경우 유통된 휴대폰은 대포폰으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또한, 소액결제나 국제전화 등에 사용되는 등 과도한 요금이 청구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가까운 친구라 할지라도 명의대여는 해서는 안 된다.

④통신사의 공식사이트가 아닌 곳에서 비공식적으로 온라인 가입신청서를 작성하는 경우 범죄 집단이 가입정보를 사용해 명의를 도용한 뒤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통하는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따라서 통신사 공식사이트에서만 관련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한편 타인 명의의 대포폰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개통했을지라도 이를 사용했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는 지난8일 대포폰을 사용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C(4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대포폰의 ‘개통’보다는 ‘이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휴대전화 명의도용, 대포폰 사용, 빌려줘서도 사용해서도 안 된다.